2023-04-05
2023. 4. 5 꿈 기록, 양순이.
외계생명체, 로봇과 인류의 전쟁은 꽤나 자주 꿈에 등장했던 주제이다.
정말로 오랜만에 외계로봇이 지구를 침략하(려고하)는 꿈을 꿨다.
햇살을 가득 받고 앉아있는 오동통한 양순이를 보고 있었다.
엔클에게 “양순이좀 봐바, 진짜 귀여워” 말하는데 양순이가 하늘 위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양순이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보니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콩나무처럼 커다란 구조물이 하늘을 뚫을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구조물은 곧 에반게리온처럼 생긴 로봇으로 분리되더니 굉음을 내며 하늘로 올라갔다.
곧 무슨 일이 일어날것만 같았다.
나는 쉬고 있던 양순이를 품에 안고 집으로 대피하려고 하는데 문이 잘 안닫혀서 마음이 조마조마한채로 꿈에서 깨어났다.
깨어나도 없어지지 않는 두근거림과 불안함.
그러면서도 양순이를 품에 안았던 촉감이 남아있어 기분이 좋았다. 진짜 좋았다.
커다란 몸 만큼 양순이 발은 정말로 크고 통통했다. 품에 안으면 마치 세 살 정도 아이같은 묵직함이 있었다.
그동안 몇 번 꿈에 양순이가 나왔지만 도통 만질수가 없었는데 드디어.
엄마 집에 살던 고양이 양순이는 세살무렵 나에게 와서 2018년 열두살때 생을 마감했다.
양순이는 멋진 고양이었다.
비록 나보다는 작았지만 언제나 의지가 되는 존재.
말은 안해도 언제나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깊고 영롱한 눈빛.
말없이 졸졸 따라다니며 늘 한발짝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많이 웃겼던 고양이.
먹물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여태 양순이처럼 잘생기고 멋진 고양이를 만나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