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2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왔더니 인도의 시장에 있었다.

동행한 친구가 원단을 한무더기 골라뒀고, 나도 마음에 드는 패턴을 한 뭉텅이 골랐다.

계산을 하는데 루피가 너무 많이 남아서 환전을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원단가게 사장은 한국돈 만원권을 좌악 펼쳐 보이며 잔돈은 한국돈으로 줄 수 있다고 했다. 커다란 옛날 만원권이었다.

잠시 부자재를 보려고 시장을 둘러보았으나, 내가 원하는 건 없었다.

원단가게로 돌아가는 시장길 바닥에서 물소의 머리가 보였다.(소를 신성시 하는 인도에서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

친구와 택시를 타고 돌아가던 길.https://bigbigcat.kr

택시가 너무 빨리 달려서 마음이 불안했다.

그와중에 택시기사가 잠시 차를 천천히 몰며 아는 부자재집 사장을 만나 인사를 했다.(이건 인도에서 흔한 일)

내가 관심을 보이자, 택시 기사는 나에게 서툰 한국말로 “미국말 할 줄 알아?” 라고 물어보았다.

부자재집에 잠깐 들러도 된다는 뜻이었다.

왜인지 마음이 급한 나는 차창만 내려 부자재가게 사장에게 네임카드가 있냐고 물었다.

다음에 올때 다시 방문하기 위함이다.

큰 대로변이었고 부자재가게 사장은 왜인지 쉽게 네임카드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

차들은 쌩쌩. 마음이 점점 급해지고 있었다.


이런 상태로 번쩍 잠에서 깼다.

방금 일어났지만, 꿈에서와 같이 마음은 급한 상태로.

일어나서 인도는 지금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다.

아니. 안괜찮아 보여서 걱정이 되었다.

2003년에 인도에 갔었다.

나이를 먹으며 인도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점점 사그러들었는데, 그래도 언제든 가고 싶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가고싶다고 훌쩍 갈 수 있는 나라는 없겠지.

오랜만의 스펙타클한 꿈.

또 오랜만에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이라 기록한다. (20.12.30)

2003년 6월.

인도에 도착한 날 새벽, 숙소 옥상에서 찍은 사진.